정수기 시장에 렌탈 가격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 확대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치고 나온건 최근 이 사업에 뛰어든 쿠쿠홈시스다. 쿠쿠는 신제품 ‘쿠쿠 내추럴워터 냉온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렌탈료를 월 1만9900원으로 책정했다. 동종업체가 3만~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금액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진입을 위한 전초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교원L&C도 렌탈 등록비 할인 카드를 들고 나왔다. 정수기가 주력이었지만 연수기 시장 확대가 불가피해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다. 교원L&C는 세 자녀 이상 가구, 3년 약정 고객에게 연수기 최초 등록비를 10만∼15만원 할인해주기로 했다. 타사 제품을 포함해 사용하는 연수기를 반납하고 교원L&C 연수기에 신규로 가입해도 등록비 15만원을 할인해 주는 보상판매도 업계 최초로 시작한다. 교원L&C 제성욱 사업본부장은 “등록비 할인으로 최대 30만원이던 등록비가 10만원대로 낮아져 고객들이 부담없이 연수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온수기 제조사인 바이온텍 역시 마찬가지다. 1월 한 달간 렌탈 서비스 신청시 등록비를 50%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내놨다. 월 10만원인 렌탈 등록비를 반 값인 5만원까지 내렸다. 소비자들의 초기 제품 구입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 서서히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렌탈 상품과 지불 방식에 따라 렌탈 비용을 월 3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1위업체인 웅진코웨이는 직접적인 인하 정책을 쓰고 있지 않지만 5년 이상 쓴 렌탈 고객을 대상으로 렌탈 등록비를 15만원 면제해 신상품을 재렌탈해주고 있다. 구형제품을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4대 제품군 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멤버십에 신규가입하면 필터를 60% 할인해준다. 이들 행사는 두 달간 진행된다.
이재설 기자 bigb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