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중앙일보에 바란다] 김진영 오륜센터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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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따르릉~. "

21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오금동 본사 오륜고객서비스센터. 한 독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신문이 안들어왔다고요? 즉시 갖다드리겠습니다. "

김진영(金鎭永.48.사진)소장은 전화를 끊자마자 관내를 돌고 있던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다. 5분 후 또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곧바로 갖다줘 고맙습니다. "

"뭘요, 불편을 끼쳐드려 저희가 죄송하죠. "

"독자 수준이 너무 높아지고 까다로워졌어요. 신문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데 대한 불만뿐 아니라 논조나 심지어 오자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이 끊이질 않아요. 신문 판매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

이에 대한 金소장의 대응전략은 고객만족에서 '고객감동' 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는 것. '독자에 대한 '최선의 서비스만이 중앙일보의 위상을 높이는 지름길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정시.정위치 배달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530운동' 이 그 중 하나. 오전 5시30분까지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배달을 완료한다?뜻이다.

또 독자들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신문이 문에 끌려가지 않도록 문 옆쪽에 공손히 내려놓는 세심함도 주요 강조 포인트다.

비가 올 때 젖지 않고 바람불 때 날리지 않게 곱게 접어놓는 것도 독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 金소장은 이같은 노력을 통해 '불배(不配)제로' 에 도전하고 있다.

1980년부터 20년째 중앙일보 판매 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金소장은 "신문이 건전한 다수의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고 말했다.

94년 제2창간을 선언한 이후 섹션화.가로쓰기.전문기자제 도입.참신한 기획 등으로 지면 쇄신이 이뤄질 경우 독자들의 성원이 눈에 띄게 높아졌으나 97년 대선 때나 지난해 언론탄압 정국 당시에는 불공정.감정적 보도를 지적하는 독자들의 질책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

결국 '독자제일주의' 가 지면뿐 아니라 판매에도 신조로 삼아야 할 유일한 명제라고 金소장은 강조했다.

"친절의 생활화도 무척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독자들의 전화를 받을 때 '아' 다르고 '어' 다르잖습니까. 진정 독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자세로 전화를 받으면 통화가 한층 부드러워지더군요. "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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