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이운영씨에 "검찰 출두" 애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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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신용보증기금의 대출보증 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서울 영동지점장이던 이운영(李運永)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묘수를 짜내고 있다.

李씨의 자진출두 유도 작업에 이례적으로 김각영(金珏泳)서울지검장까지 나섰다.

金지검장은 1962년 대전고를 졸업했다. 李씨는 4년 뒤인 66년 대전고를 나왔다. 현재 재경 대전고 동문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같은 인연을 이용해 金지검장은 대전고 동문들에게 "李씨를 만나면 검찰에 출두해줄 것을 설득해달라" 고 일일이 부탁하고 있다.

金지검장은 또 손수 동창회 명부 등을 뒤져 李씨와 동기인 친한 후배들을 찾아 소재 파악에 나서고 있다.

조사부 검사와 수사관들도 연일 李씨의 가족과 친지를 찾아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李씨가 수배 상태지만 가족들과는 연락을 취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말이 설득작업이지 하소연을 하고 있다" 며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李씨의 진술이 꼭 필요해 어쩔 수 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李씨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것이 검찰의 전언이다.

李씨 가족들은 지난해 청와대 사직동팀과 서울지검 동부지청이 수사할 당시 李씨의 아들까지 소환하는 등 가족을 모두 죄인 취급했다며 감정이 상한 상태라는 것이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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