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안(新案) 발표] 친이 “원안보다 신안이 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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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 등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세종시 신안 결사 저지대회를 열고 있다. 삭발을 마친 당직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임영호 총재비서실장, 류근찬 원내대표, 김창수 원내수석부대표, 이상민 정책위의장, 김낙성 사무총장. [안성식 기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11일 정부의 세종시 신안 발표를 계기로 전방위적 여론몰이에 착수했다. 특히 충청권 민심을 돌리기 위해 14일 충남도당 국정 보고대회를 시작으로 한 홍보전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음력 설(2월 14일)까지의 한 달이 여론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전국 시·도당 국정 보고대회와 당원협의회별 설명회를 열어 국민들과 특히 충청도민에게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설명하고 지지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충남에서 돌멩이를 맞더라도 당당하게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대충청권 설득 논리는 ‘신안이 원안보다 낫다’는 것이다. 조해진 대변인은 “부처 이전은 다음 정권에야 시작되지만, 기업 투자의 경우 현 정부에서도 완공될 수 있어 실행력도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던 친이 성향 의원들은 이날은 공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친박계의 협조 없이 신안을 토대로 한 행정도시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너는 원안, 나는 수정안이란 식의 치킨게임은 안 된다”며 “세종시 문제는 당론·계파·발목 잡기 정치를 벗어나 대화와 토론으로 풀자”고 제안했다. 정몽준 대표도 “당내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모아가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14일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충남도당 국정 보고대회, 19일 대전시당 보고대회에 지도부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20일 서울 강남권·경남, 25일 서울 강북권, 26일 부산·인천, 27일 충북·광주, 28일 대구, 2월 5일 울산·경북에서 잇따라 국정 보고대회를 연다.

◆당정, ‘2월 vs 4월’ 이견 노출=정부와 한나라당은 행정도시특별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인지, 4월 국회에서 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10일 밤 당·정·청 수뇌부 회의에서 정운찬 총리가 ‘개정안 처리를 서둘러달라’고 요청해 당과 처리 시기에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월 국회 처리를 요구한 반면 한나라당은 충청권을 설득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효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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