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소니 … ‘3D 세계 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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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미국 공상과학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입체(3D) 영상이 우리 주변에 바짝 다가왔다. 국내에서도 3D 개봉관의 입장료가 일반 개봉관의 2배 가까이 되는데도 몇 주일치 예약이 다 찰 정도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0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열리고 있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도 3D TV가 단연 관심의 초점이다. 아바타 3D 제작에 깊이 간여한 일본 파나소닉을 비롯해 삼성전자·LG전자와 소니 등 참가업체의 관련 부스에 인파가 몰린다. 저마다 ‘올해가 3D 원년’임을 외친다.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0에서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오른쪽)가 ‘입체(3D)의 향연’을 벌이고있다. [라스베이거스 AFP=연합뉴스, LG전자 제공]

◆신제품 봇물=삼성전자는 두께가 0.7㎝(0.3인치)에 불과한 ‘펜슬 슬림(연필 한 자루 두께)’ TV인 ‘9000시리즈’를 이번 행사에서 공개했다.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와 초당 240장의 화면을 처리하는 240㎐ 패널을 채용했다. 여기에 3차원(3D) 처리 칩까지 내장했다. 윤부근 사장(영상디스플레이 담당)은 “풀HD 3D TV를 구현하려면 ‘리얼 240㎐’ 기술을 갖춰야 한다. 이 기술은 우리와 소니·파나소닉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 9000 시리즈는 경쟁사보다 한 걸음 빠르게 이르면 3월 시판에 들어간다.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은 “LCD와 PDP·프로젝터 등 진보된 3D 기술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대표 제품으로 테두리 폭이 8.5㎜에 불과한 ‘인피니아 풀LED슬림 LCD TV’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1초에 480장의 영상을 구현한 480㎐ 라이브스캔 기술을 적용했다.

일본 업체들은 3D 콘텐트 제작에서 상영까지 모든 과정에 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풀HD 3D TV를 내놓은 소니는 앞으로 출시할 노트북·디지털카메라·블루레이플레이어 등에도 3D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CEO는 현장 행사에서 “2년 전만 해도 사람들에게 3D는 미래기술이었지만 6개월간 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3D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캠코더에서 이 영상을 볼 수 있는 TV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도시바는 2D 콘텐트를 3D로 변환해 주는 ‘셀TV’를 들고 나왔다.

◆3D 시장 성큼=입체 영상은 두 눈에 보이는 물체의 모습을 다르게 해 입체감을 느끼게 만든다. 두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수 안경을 써야 한다. 편광 안경을 쓰는 방식(패시브셔터)과 한쪽 시야를 순간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액티브셔터)이 있다. 입체영상은 오른쪽과 왼쪽 눈에 맞는 영상을 따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초당 120장의 영상을 처리할 수 있어야 풀HD(초당 60장) 콘텐트를 입체로 볼 수 있다.

3D는 TV의 새 지평이다. 화면 크기 경쟁은 50~60인치 선에서 멈췄다. LED 백라이트나 240㎐ 영상 기술만으로 눈에 확 띄는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 지지부진했던 콘텐트 공급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아바타’를 비롯한 3D 영화가 잇따라 제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미 드림웍스는 “모든 영화를 3D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3D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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