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 5천원주 '코스닥의 받침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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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액면가 5백원짜리 주식이 주도하는 코스닥시장에 액면가 5천원짜리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활황기 때 상당수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한 결과 유통되는 주식물량이 넘쳐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액면가 5천원짜리 주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액면가 5천원짜리 주식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폭발적인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국민카드(1천57%).LG홈쇼핑(430%)도 최근 액면가가 5천원이라는 점이 새삼 부각되면서 코스닥의 핵심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신규 종목 가운데는 생명공학주인 대성미생물연구소와 PC용 카메라를 만드는 3R 등이 액면가 5천원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도 상반기 순익으로 2백19억원을 기록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폭락장세에서 액면가 5백원짜리 기업 상당수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지만 액면가 5천원짜리 기업들은 대부분 공모가를 웃돌았다.

태창메텍.대정크린.자원메디칼.에스씨디.나이스정보통신.한원마이크로웨이브 등이 이런 종목들인데 대부분 공모가에 비해 20~30%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정보통신주인 한통프리텔.하나로통신 등도 액면가가 5천원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액면가가 5백원인 기업들의 액면가를 5천원으로 환산할 경우에는 여전히 주가가 높은 기업들이 많다" 고 말했다.

물론 국민카드.한통프리텔 등은 자본금이 크다는 점에서 액면가를 5천원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다 기업의 주가는 액면가 크기보다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액면가 5백원짜리 기업들은 액면가 5천원짜리 기업에 비해 주가가 낮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 을 일으키기 때문에 여전히 거품이 있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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