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가상 현실극장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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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1천여년전 신라시대로 '타임머신 여행' 을 할 수 있게 됐다.

9월 1일 개막하는 '2000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에서 선보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현실(VR)극장이 관람객을 신라로 싣고 가는 타임머신 역할을 한다.

극장은 6백50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규모. 이곳에선 신라의 탄생과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가상현실 기술로 재현한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 가 1천여년 전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관람객은 가상 공간에서 당시 경주 도심을 걸어보기도 하고 석굴암.불국사 등을 돌며 건축미를 감상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마차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들썩거리고, 꽃 냄새를 맡으면 은은한 향기가 실내에 퍼져 나온다.

이처럼 미각을 제외한 오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 가상현실 기술은 가상공간이 마치 실재하고 그 속에 들어가 활동하고 있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는 미래 영상기술이다.

꿈을 꿀 때 몸은 누워 있는 데 꿈 속에서는 현실처럼 활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를 위해서는 3차원 영상을 보게 하는 특수 안경과 의자 등 특수 시설.장비가 필요하다.

이 가상현실 극장과 영상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했으며 약 70억원이 들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KIST 김형곤 박사는 "가상현실기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경주의 새 명물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극장은 엑스포 행사(9월 1일~11월 10일)가 끝난 뒤에도 계속 문을 연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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