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외국인 MVP 레더 내보낸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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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테렌스 레더 마이카 브랜드

프로농구 삼성이 지난 시즌 외국인 MVP 테렌스 레더를 KCC에 줬다. 삼성은 7일 레더를 주고 KCC에서 마이카 브랜드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레더는 지난 시즌 27.5득점, 11.3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을 준우승시켰다. 다른 팀들이 “삼성은 썬더스가 아니라 ‘삼성 레더스’라 불러야 한다”고 비아냥거릴 만큼 레더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 혼혈 선수 이승준이 가세해 삼성은 KCC와 더불어 우승 후보 0순위로 불렸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공격을 나눠가지게 된 레더와 이승준 사이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최근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레더는 경기 중 짜증을 많이 냈고 과거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태업하는 인상도 보인다. 이로 인해 안준호 감독과도 불편한 사이가 됐다.

레더는 올 시즌 평균 29분을 뛰면서 18.8득점에 그쳐 평범한 외국인 선수로 전락했다. 팀은 6위에 그치고 있다.

어차피 레더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삼성을 떠나야 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이 뒷돈 거래 등을 막기 위해 외국인 선수는 한 팀에서 3시즌까지만 뛰게 했기 때문이다.

안준호 감독은 팀워크를 위해 레더를 내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리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브랜드도 지난 시즌 KCC 우승을 일군 일등 공신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위력이 현저히 약해졌고 아이반 존슨에 밀려 후보가 됐다. 지난 시즌 20.3득점에 7.5리바운드를 했는데 이번 시즌엔 11.8득점, 5.6리바운드로 줄었다.

다른 팀들은 트레이드 소식에 경악했다. 삼성이 레더를 버리는 것은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KCC에 줬느냐는 것이다. KCC는 하승진, 전태풍, 아이반 존슨, 강병현, 추승균 등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다. 레더까지 가세하면 사실상의 올스타팀이 된다. 게다가 삼성과 KCC는 실업시절 삼성-현대를 잇는 라이벌팀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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