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소외층 연 1만4000명 공연 관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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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바우처는 복권기금으로 문화예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공연이나 전시 관람 기회를 나누는 사업이다. 2006년 시작돼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지난해 충남에서만 14000여 명이 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공연, 전시, 영화 등을 무료로 관람했다.

지난해 말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 소극장에서 연극 ‘킹 오브 드림’을 관람한 학생들이 출연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순천향대 제공]

문화바우처 아직 생소하신가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벌이던 ‘신나는 예술여행’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바우처’ 사업과 통합, 확대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충남은 사업초기부터 순천향대 문화예술교육연구소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다. ‘신나는 예술여행’ 홈페이지(www.artstour.or.kr)를 통해 회원 가입한 후 공지된 공연이나 전시 중 관람하고자 하는 종목을 선택해 예매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원하는 공연을 신청해 볼 수도 있다. 복권기금이 관람료의 절반을 대고 공연 주체가 절반을 대는 방식이다. 1인당 연 5만원까지 지원된다.

지역아동센터나 복지시설 같은 단체관람의 경우 1인당 5000원 상당의 식사비를 지원하고 이동 차량도 지원된다. 장애인이나 아동,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동반자 1명에게도 혜택이 주어진다.

연간 1만4000명 문화공연 혜택

문화바우처 사업이 시작된 2006년만 해도 한해 동안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 수가 583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4년 만에 관람객 수는 배 이상 급증했다. 공연프로그램도 34개에서 70여 개 프로그램으로 늘어났다.

사업이 알려지면서 회원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08년 8616명이던 회원수가 2009년 1만1410명으로 2794명이 늘었다. 천안과 아산만 따져봐도 사업 대상이라 할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2만2000여 명이다. 이중 회원 수가 80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사업초기 1억3700만원이던 사업비도 지난해 1억7600여 만원으로 늘었다.

참여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람이 가능한 각종 공연, 전시, 영화 등이 공지되면 2~3일 안에 예매가 모두 끝난다. 특히 아동 관련 공연은 반응이 폭발적이다. 1억7000여 만원에 달하는 사업예산이 연말이 되기도 전에 바닥이 난다.

공연 프로그램도 정통 클래식부터 뮤지컬공연까지 다양하다. 공연 내용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이 주는 기쁨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사업 목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충남 전역 고른 혜택 위해 노력

문화바우처는 충남 전체 회원 중 천안·아산지역 회원이 절반을 넘어선다. 도 전체 인구 중 천안·아산에 인구가 몰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지역의 문화소외층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사업 주관 처인 순천향대 문화예술교육연구소는 천안·아산지역을 제외한 도내 타 시·군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천향대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소장 안영순(52·공연영상미디어학부) 교수는 “올해는 좀 더 많은 회원이 가입해 문화바우처 사업 혜택이 충남 전역에 고르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업비를 빼고 나면 직원 인건비조차 부족한 실정에서 학교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해온 결과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센터가 지역 문화예술 교육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41-530-3054

장찬우 기자

◆바우처(Voucher)=일반적으로 (현금대용의) 교환권, 상품권(coupon)을 의미하며, 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교육, 주택, 의료 따위의 복지서비스 구매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용을 보조해주기 위해 지불을 보증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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