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노트북을 열며

‘MB 리더십’으로 교육문제 풀어보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새겨 볼까요. 지난해 교육계는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부는 ‘사교육비 절반, 공교육 만족 두 배’ 공약에 쫓긴 듯 백화점식 메뉴를 내놨습니다. 취재수첩을 들춰봤습니다. 학업성취도 결과 공개(2월)→사교육과의 전쟁(4월)→자율형 사립고 지정(6월)→사교육비 경감 민관협의회 구성(11월)→외고체제 개편(12월)→수능 개편 추진(12월 말)….

사공도 많았습니다. 사교육과의 전쟁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외고 혼내기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앞장섰습니다. 특히 교육 실세로 불리는 이주호 교과부 차관이 입을 열 때마다 교육계가 들썩였습니다. 여기에 정운찬 총리까지 가세했습니다. “새해에는 ‘세종시 총리’ 이미지를 털고 공교육 개혁에 본격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서울대 총장 출신으로 교육 총리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습니다. 정작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조용합니다. 그래서 “파워게임에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있다” “색깔이 없는 올드보이다”는 평이 엇갈립니다. 교육 정책을 둘러싼 ‘옥상옥(屋上屋)’의 현실입니다.

권력 실세들이 교육 문제를 챙기는 것은 학부모 입장에선 고마운 일입니다. 문제는 리더십과 시너지입니다. 말은 많은데 성과는 ‘별로’입니다. ‘교육 포퓰리즘’이 낳은 결과입니다. 한국 교육의 강점을 물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어떨까요? 백 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적이 바닥인 공립학교에 ①교장 교체, 교직원 절반 물갈이 ②학교 폐교, 자율학교 전환 ③학생 다른 학교로 전학 ④교사 능력 높이기 중 하나를 택하라며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교육 개혁의 해법을 교장·교사에게서 찾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공교육 살찌우기의 출발점은 선생님입니다. 대통령이 먼저 교원평가를 포함한 고강도 학교 개혁을 주문해야 합니다. 개혁의 ‘전봇대’가 되는 교육 관료는 솎아내고, 여러 사공을 조율해 힘차게 노를 저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입니다. 중앙일보가 교육계 여성리더 3인으로 선정한 덕성여중 김영숙, 미림여고 임계화, 엄마학교 서형숙 교장은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학교는 학부모가 한 개 원할 때 두 세 개 줘라. 교사는 온 힘을 다해 가르치고, 교장은 머슴처럼 일해라. 그래야 학부모가 믿는다(본지 1월 1일자 18면 보도).”

새해 교육 개혁의 ‘해답’입니다.

양영유 정책사회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