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삼성화재를 질시하는 사람들의 비아냥이다. 삼성화재에서 캐나다 출신 공격수 가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뜻이다. 결국 가빈이 막히니 삼성화재도 무기력했다. 삼성화재를 넘어뜨린 것은 현대캐피탈의 막강 높이였다. 현대캐피탈이 1일 대전에서 열린 V-리그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로 물리쳤다. 현대캐피탈은 13승4패를 기록하며 1위 삼성화재(14승2패)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삼성화재전 6연패 사슬도 동시에 끊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연승 행진을 ‘13’에서 멈춰야 했다.
현대캐피탈 송인석(위)이 삼성화재의 3중 블로킹을 뚫고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새해 첫날 열린 라이벌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삼성화재전 6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화재는 믿었던 가빈이 20득점에 그쳐 홈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연합뉴스]
가빈
◆박철우 공백은 센터진이 메운다=현대캐피탈 에이스인 박철우도 가빈과 마찬가지로 이날 힘을 쓰지 못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철우가 삼성화재만 만나면 힘을 못 쓴다. 본인이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크다”며 걱정했다. 박철우의 여자친구는 농구선수 출신인 신혜인이고, 그의 아버지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다. 김 감독이 걱정한 대로였다. 박철우는 1세트 어이없는 서브 실수를 저지르며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결국 김호철 감독은 2세트 초반 박철우를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 이때부터 앤더슨과 송인석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현대캐피탈이 17-19로 뒤진 상황에서 하경민의 속공이 아웃으로 판정됐다. 그러자 김호철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경민의 공격이 터치아웃으로 번복되며 1점 차로 추격했다. 23-24로 뒤진 위기에서는 송인석이 가빈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해 냈다. 이때부터 급격히 현대캐피탈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앤더슨마저 블로킹에 가담하며 27-25로 힘겹게 2세트를 따냈다.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대전=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