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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작전 '먹이' 가 되는 기업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작전꾼들은 코스닥 종목을 노린다.

코스닥 활성화 전만 해도 제약주처럼 증권거래소 중소형주가 작전주의 단골이었으나, 지금은 자본금 1백억원 이하 기업이 3백40개사(전체의 76%)나 몰려 있는 코스닥이 표적이 된다.

검찰과 금감원이 조사 중인 작전주 대부분이 지난해 이후 코스닥에 신규 등록한 종목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에 신규 등록한 34개 종목은 등록 후 평균 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네배나 올랐다.

C증권 관계자는 "자본금 50억원 이하인 대부분 코스닥 신규 종목에는 등록 전부터 작전꾼이 붙어 있다고 봐야 한다" 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닥 종목이 작전에 휘말리는 것은 유통 주식수가 많지 않아 적은 돈으로도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평균 49% 지분소유)와 벤처캐피털(약 10% 소유)은 등록 후 각각 1년과 3개월간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실제 매매되는 유통주식수가 발행주식수보다 더욱 줄어든다.

코스닥 5백50개 종목 중 유통주식수 1백만주 이하가 절반에 가까운 2백45개며, 그중 30만주 이하 종목도 54개나 된다.

주식의 4분의1만 사면 주가가 서너배 뛴다는 게 펀드매니저들의 통설이고 보면 54개 종목은 10만주만 손대면 주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당 5만원짜리라면 10만주를 사는데 50억원이면 된다.

발행주식수가 75만주인 세종하이테크의 경우 작전꾼들이 보름새 주식의 20%를 사들이는 몰아치기 수법으로 주가를 세배나 끌어올렸다.

C벤처캐피털의 한 임원은 "일반투자자들은 특정 벤처의 적정가가 1만원인지, 10만원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적당한 재료를 퍼뜨리며 주가를 조작하기 쉽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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