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색채와 디자인 비즈니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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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와 디자인 비즈니스
권영걸 지음, 국제, 268쪽, 2만2000원

공간연출 디자인-꽃과 테이블
이진민 지음, 도서출판 유니프
397쪽, 이론 3만원, 실제 10만5000원

문명사 연구로 이름난 앨빈 토플러는 인류사가 지난 1만년 동안 겪어온 대변혁을 대충 세 가지로 짚는다. BC 7000년 께의 농업혁명, 18세기의 산업혁명, 그리고 20세기 말의 정보혁명이다. 그렇다면 21세기 이후에 찾아올 대전환의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것을 ‘디자인 혁명’이라고 내다본다. 디자인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은 설득력이 높다. 우리 자신이 경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이 그 한 예다. 축구 경기장은 빨강이 한국의 색임을 몸으로 느끼게 한 마당이었다. 붉은 악마가 뛰노는 광장에서 사람들은 5000만 한민족의 가슴을 하나로 묶어주는 색을 재발견했다. 증거는 또 있다. 색과 상품 매매의 관계를 연구하는 컬러 마케팅 연구소는 새 천년의 대표색이 청색과 흰색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디지털 사회에서 투명에 가까운 흰색과 푸른 색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색으로 판명됐다.

『색채와 디자인 비즈니스』 『공간연출 디자인-꽃과 테이블』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이렇듯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디자인과 색의 상관관계, 그 이론과 실제를 살핀 책이다. 특히 우리 삶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 디자인을 놓고 독자를 창조적인 디자이너로 이끄는 저자들의 관점이 신선하다.

『색채…』를 쓴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색 전도사다. 그는 인류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가치가 색이라고 본다. 한 시대, 한 국가, 한 사회가 지지하는 색은 시대 정신의 표출이라는 주장이다. 색을 자연의 색과 인공의 색, 국가의 색과 시장의 색, 집단의 색과 개인의 색, 지역의 색과 시대의 색, 이성의 색과 감성의 색, 전통의 색과 혁신의 색, 직설적인 색과 역설적인 색, 혐오의 색과 선호의 색 등으로 나눠 분석한 지은이는 앞으로 색이 기능적인 색과 심리적인 색, 아날로그 색과 디지털 색 등으로 미래 사회에 맞게 더욱 세분화되고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권 교수가 색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는 “우리 시대의 삶을 ‘양(量)의 삶’에서 ‘질(質)의 삶’으로 전환시키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은 물론 기업 경영인·디자이너·엔지니어 등 모두가 색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력, 나아가 색채 조정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권한다.

국내 실내 디자인 전공 박사 1호를 기록한 이진민 숙명여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지은 『공간연출…』은 꽃과 다양한 색채의 소재를0 활용해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법을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소개한 책이다. 꽃과 인테리어를 접붙여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설명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이 분야의 관련 서적이 드문 까닭에 외국에서 먼저 관심을 보여 영한 대역으로 출간됐을 정도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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