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등 사라진 대구 교육청 홈페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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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잦은 비방과 욕설 등 말썽을 빚어온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가 깨끗해졌다.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과 건의를 할 수 있는 '참여마당' 에서 조잡한 글들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게재된 20여건의 글들은 모두 성명을 밝히고 있으며 눈에 거슬리는 제목을 발견하기 어렵다. 내용도 근거없는 비방이나 과장된 표현이 드물다. 불확실한 내용의 감정적인 고발도 없고 체벌.자율학습 등에 대한 학생들의 막무가내식 글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구의 한 여고 1학년이라는 학생은 金모라는 이름과 전자우편 아이디를 밝히고 학교의 제2외국어 교육에 대한 불만을 당당히 토로하고 있다.

이는 시교육청이 최근 참여마당 글쓰기 단속을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 시교육청은 지난 3월 홈페이지를 개선하면서 실명을 밝히도록 요구했지만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기 위해 실제로는 제한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동부교육청 교육연구사의 자살사건을 둘러싼 사이버 논란이 도를 지나치면서 전교조 대구지부가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비방글을 지워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전교조를 비난하거나 매도하는 글이 쇄도했다.

시교육청은 "어린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이용하고 있으므로 통신 예절을 지켜달라" "실명으로 글을 올리지 않거나 일방적인 비난을 담은 경우 삭제한다" 는 안내문에 동의해야 글쓰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학생들의 분풀이성 글이 지워졌고 하루 게재 건수가 20~30건으로 이전보다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당하다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며 "인터넷을 통한 건전한 토론이나 민원 문화가 정착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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