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자유부인, 별들의 고향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1956년 나온 영화 ‘자유부인’(감독 한형모). 춤바람과 돈바람이 불었던 시대상황에서 바람난 교수부인의 일탈을 그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샀다. 74년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 ‘별들의 고향’은 어떤가. 산업화의 물결에 휩쓸린 호스티스 경아(안인숙 분)는 48만 관객을 끌어들였다.

지난 세월 우리의 자화상을 영화로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이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VOD 기획전’(www.kmdb.or.kr/vod). 2010년 1월 주제로 ‘한국영화 대표 캐릭터 열전’을 내보낸다.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반세기 한국 근대사를 집약하는 영화 9편이 선보인다. 당대의 사회상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 캐릭터들이 이채롭다.

예컨대 ‘애마부인’(82년, 감독 정인엽)은 80년대 전두환 정권의 3S(스포츠·스크린·섹스)정책과 더불어 활개를 친 에로영화 붐 속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를 빚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개봉 당시 ‘김두한 신드롬’을 일으킨 ‘장군의 아들’(90년, 감독 임권택)은 ‘강한 남자’와 함께 한국형 액션영화를 제시했다.

요즘도 각종 성대모사의 대상이 되는 옥희가 등장하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61년, 감독 신상옥), 하이틴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고교얄개’(76년, 감독 석래명), 한국영화 처음으로 관객 100만 명을 넘은 서편제(93년, 감독 임권택)도 선보인다.

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