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적 지위 아직도 열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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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성은 태어나기부터 힘들다.

여자 아이 1백명이 태어나면 남자는 1백10명이 세상이 나온다. 특히 울산.대구 등 영남지역에서 세번째 아이 이상을 출산하는 경우 여자 아이는 셋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아들 골라낳기' 가 심하기 때문이다.

평균 9.4년의 교육(남자 11.2년)을 받고, 63.9%(남자 69.2%)가 대학에 가며, 47.4%가 경제활동에 참가하지만 임금은 전 직종에서 남자의 61.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혼은 26.2세(남자 29세)에 해서 일생 동안 1.5명의 애를 낳는데 자녀 양육은 부모나 친척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가사 일은 부부가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취업여부와 관계없이 주로 여성이 가사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78.1세(남자 70.6세)까지 장수하지만 65세가 넘으면 다섯 중 하나는 노후를 혼자 보내야 하고 열명 중 한명은 치매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

이상은 통계청이 제5회 여성주간을 맞아 최근 통계를 정리해 4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에 나타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이에 따르면 여성의 교육과 취업기회는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사회적 지위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남아선호 다시 심화〓지난 10년간(1989~98년) 평균 출생 성비(여아 1백명당 남아수)는 112.8로 자연상태의 출생성비 105~106보다 높다.

98년 출생 성비는 110.2로 93년 115.3을 고비로 97년 108.3까지 줄어들었다가 다시 상승, 뿌리깊은 남아 선호사상을 보여줬다.

특히 셋째 아이 이상인 경우 성비가 146.0으로 첫째 아이 106.0, 둘째 아이 108.1보다 훨씬 높았다.

◇ 초등교 여교사 비율 63%〓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전국 평균 62.7%이며 서울이 75.7%로 가장 높고 전남이 40.2%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교장과 교감 비중은 5.6%와 7.1%로 관리직은 여전히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재혼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감소〓98년 조사결과 남자가 초혼이고 여자가 재혼인 경우가 전체 재혼 건수의 25.8%를 차지해 여자가 초혼이고 남자가 재혼인 경우(21.7%)보다 많았다. 98년에는 하루 평균 1천5쌍이 결혼하고 3백39쌍이 이혼했다. 여성의 평균 혼인연령은 27.4세, 이혼연령은 36.5세, 재혼연령은 37.4세였다.

◇ 여전히 낮은 사회적 지위〓98년 12월말 현재 여성 공무원은 26만3천8백53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29.7%를 차지한다. 전체 여성 공무원 중 55.0%는 교육공무원, 17.9%는 기능직에 몰려 있다. 정무직(0.8%).외무직(3.3%).법관.검사직(4.7%)의 비중은 매우 낮았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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