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기강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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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 공산당 창당 79주년인 1일을 기해 사상과 기강을 확립하려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9, 30일 열렸던 당중앙 사상정치 공작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사상.기강 확립 조치들을 바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 사상 강화〓중국 당국은 지난달 30일 주요 언론사 책임자들의 인사를 대규모로 단행했다.

먼저 당중앙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사장을 사오화쩌(邵華澤.65)에서 당선전부 부부장 출신의 바이커밍(白克明)으로 바꿨다.

지난달 15일 궈차오런(郭超人)의 사망으로 공석 중인 신화사(新華社)사장엔 중국 라디오.영화.TV 총국장 출신인 톈충밍(田聰明)을 임명했다.

田의 자리엔 역시 당선전부 부부장을 지낸 쉬광춘(徐光春)을, 또 당기관지 광명일보(光明日報)사장엔 위안즈파(袁志發)를 각각 선임했다.

광명일보 총편집국장이던 왕천(王晨)은 당선전부 부부장으로 옮겼다.

중국 언론을 이끄는 인민일보.신화사.광명일보 등을 망라한 대규모 인사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년간 인민일보 사장을 지낸 邵사장이 물러난 것은 형식적으론 연령제한에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도 이번 언론계 인사의 배경을 연령제한과 간부 교류의 정신에 따른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는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 당국이 여론주도 기관인 언론을 쇄신해 국민의 사상확립 운동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언론사의 최고위층 인사를 계기로 이 사상확립 작업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각 매체들이 기밀을 파헤쳐 보도하거나 음란성 작품들을 양산하는데 골치를 앓아왔다.

지난달 초엔 ▶마르크스.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사상에 부정적 입장 ▶당 정책 조롱 ▶오보 ▶국가정보 유출 ▶사회안정 저해 ▶폭력.미신 조장 ▶당이 중요한 잘못으로 판단한 보도 등 일곱 부류의 기사와 관련, 매체들에 주의를 준 바 있다.

◇ 사회기강 확립〓중국 당국은 '매춘(黃).도박(賭).마약(毒)' 을 삼악(三惡)으로 규정하고 1일부터 3개월간을 특별 단속기간으로 설정, 사회의 기강을 잡기로 했다.

중앙정법위원회의 뤄간(羅幹)서기는 가라오케.사우나.전자오락실.비디오방 등의 신규 영업허가를 금하도록 명령했다.

베이징(北京)에선 이미 가라오케의 삼배소저(三陪小姐.함께 자리해 춤추고 노래하는 여성)들은 물론 사우나의 퇴폐 안마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샤먼(廈門)시 공안당국은 1일 대만인 네명을 포함, 부녀자를 유괴해 대만의 매춘조직에 팔아 넘긴 인신매매단 13명을 적발했다.

'삼악' 과의 전쟁은 올해초부터 계속 해오던 것이나 이번에 더욱 강화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대대적인 정화바람을 통해 사회기강을 바로 잡아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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