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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파업에 서울일대 객실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롯데호텔 파업의 여파로 인근 호텔들이 심각한 객실난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객실(1천4백86개)을 보유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노조원들이 파업하면서 호텔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관광객들이 신라.웨스틴조선 호텔 등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웨스틴조선의 경우 4백53개 객실이 모두 차있으며 이달 중순까지 예약이 밀려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비수기인데도 롯데호텔 사태로 인해 때아닌 객실난이 벌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5백11개의 객실을 보유한 신라 역시 만원이며 최근 들어 면세점을 찾는 손님도 부쩍 늘었다.

신라 관계자는 "일단 객실이 모두 차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외국 관광객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호텔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하얏트.인터컨티넨탈 등 롯데호텔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울시내 호텔의 예약률도 평균 90%를 넘어서고 있다.

방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여행사들은 관광객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60명을 유치한 N여행사는 일본인이 선호하는 롯데호텔에 방을 구할 수 없자 다른 호텔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뺐다.

결국 한 등급 낮은 호텔을 잡았지만 이번에는 관광객의 양해를 얻어내느라 다시 곤욕을 치렀다.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인이 줄어들어 여행사들에 큰 타격이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파업 전 90%이던 롯데호텔의 객실가동률은 현재 6%에 머물고 있고 면세점.식당 등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롯데호텔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 농성을 벌여 왔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전 병력을 투입,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전원 연행했다.

김기찬.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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