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원정 13연승 … KT&G엔 10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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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KT&G 벤치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사람 좋은 이상범 감독은 경기 내내 신경이 날카로웠다.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굴을 붉혀 가며 항의했고 선수들이 못하면 관중석까지 들릴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선수들도 예민했다.

23일 안양 경기는 KT&G에 무척 중요했다. 3연패에 빠져 있어서만은 아니다. 상대가 모비스였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6번 맞붙어 다 졌고 올 시즌에도 3전 전패했다. 특정 팀을 상대로 9번 내리 진 건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는 연패 기록이다.

KT&G의 연패는 함지훈을 제대로 막지 못한 탓이 크다. KT&G는 수준급 장신 선수가 없어 함지훈을 수비하기 버겁다. 이 감독은 “어제 비디오를 보고 많이 연구했다. 한 번 이기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KT&G는 최근 물이 오른 함지훈을 잘 막았다. 함지훈이 공을 잡으면 재빨리 달려가 에워쌌다. 공을 밖으로 빼면 두 명의 선수가 달려가 슈터를 막았다. 모비스는 1쿼터 6분30초 동안 한 점도 넣지 못했다. KT&G는 1쿼터를 20-17로 앞섰다.

넋 놓고 지켜볼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아니었다. “오늘 KT&G가 별짓 다할 거다”고 내다본 유 감독은 김동우와 박종천을 같이 내보내 외곽에 복병을 심었다. 함지훈이 막히자 곧바로 전술을 바꾼 것이다.

둘 중 김동우의 3점포가 불을 뿜었다. 김동우는 수비가 골밑에 집중된 틈을 타 자신 있게 슛을 던졌다. 모두 3점슛이었다. 3쿼터 48-48에서 3점슛 두 방을 연속으로 꽂았다. 박종천은 수비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결국 모비스는 KT&G를 72-68로 꺾었다. 원정 경기 13연승에다 KT&G 상대 10연승의 기록도 챙겼다. 양동근은 20점, 김동우는 17점을 넣었다. KT&G는 함지훈을 10점으로 잘 막았지만 외곽슛까지는 손을 쓰지 못했다.

창원에서는 LG가 동부를 82-77로 꺾고 17승12패를 기록했다. 문태영은 35점·8리바운드·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안양=김우철 기자

◆농구 전적(23일)

▶안양
모비스(21승7패) 72-68 KT&G(8승19패)

▶창원
LG(17승12패) 82-77 동부(17승1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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