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이산상봉 극소수만 혜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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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서광이 비치는 것 같이 보인다.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기업인은 올 8.15에 약 1천명 가량의 대규모 방북단이 구성돼 북쪽의 가족을 만나고 평양관광도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북녘땅에 혈육을 두고 반세기동안 편지 한장 전할 길이 없었던 이산가족 중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소식에 기대보다는 오히려 절망감이 앞선다.

1천명이라면 적지 않은 숫자 같지만 이산가족이 모두 7백만명, 특히 1세대만도 69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또 그 이후에도 방북단이 계속 구성돼 매달 1천명씩 평양에 간다고 하더라도 10년이 돼야 12만명밖에 안된다.

또 북쪽의 친척을 만나도 한차례 상봉이 끝이라면 오히려 분단의 아픔만 더욱 크게 느낄 것이다.

때문에 당장 친척과 친지들과의 상봉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양측 정부에 의한 이산가족 실태조사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산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해 모든 당사자들에게 상대의 정보를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서로에게 상처도 주지 않으면서 적은 노력을 기울이고도 이산가족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첩경이다.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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