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피언스등 통일독일 찬가 '앙코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1965년 동독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1차 위원회,록음악 연주 전면 금지.

1972년 동독 호네커 정부,록음악 연주자들을 연예위원회 산하 소속으로 두고 가사 검열.

1988년 서독 출신 스콜피온스,소련 레닌그라드에서 35만명의 청중 앞에서 하드록 밴드 공연.

1989년 8월 본조비·스키드로우·오지 오스번·스콜피온스,‘모스크바 음악 평화제’에서 러시아 록밴드 고르키파크와 함께 출연.

1989년 9월 스콜피온스,개혁찬양가 ‘윈드 오브 체인지(변화의 바람)’ 발표.

1989년 9월 18일 1백여명의 동독 록뮤지션,반정부 선언에 서명.7일 이내 동독 TV로 방영 요구. 19일‘노이에 포룸’ 결성.10월 3일 서명 음악인 1천5백명 돌파.

1989년 10월 7일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 공연에서 반정부 선언문을 낭독한 음악가 체포·감금.며칠후 공연 도중 경찰과 시민이 대치.베를린 시민 1천명 이상 체포.라이프치히 시민 30만명 평화적 시위로 반정부 투쟁.

1989년 11월 6일 베를린 장벽 붕괴.

동구권과 소련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록 음악은 결국 동과 서로 나뉘었던 베를린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폭제가 됐다.

록음악을 금지했던 동독 공산당이 이를 허가하면서 체제를 호도하는 수단으로 삼으려했다 결국 록음악의 힘에 굴복당한 셈이다.

베를린 훔볼트대 부설 대중음악연구소장 페터 비키 교수는 록음악이 통독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서독 출신 록그룹 스콜피온스는 1989년 8월 26만명의 청중 앞에서 '모스크바 음악평화축제' 를 이끈 후 개혁.개방의 찬가인 '윈드 오브 체인지' 를 불러 동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 상징적인 의미로 99년 11월 6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에서 열린 통독 10주년 기념공연에서 로스트로포비치 지휘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1백60명 첼리스트와 스콜피온스가 '윈드 오브 체인지' 를 연주했다.

오는 2002년 창단 1백20주년을 맞는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사상 처음으로 록그룹과의 크로스오버 무대를 시도한 것도 독일 현대사에서 스콜피온스가 갖는 문화적 의미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결성 35주년을 맞는 스콜피온스는 95년 베를린필에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를 제의한지 5년만에 어렵사리 허락을 얻어냈다.

베를린필은 21일 독일 최초로 열린 만국박람회인 하노버 엑스포에서 스콜피온스과 '윈드 오브 체인지' 와 함께 엑스포 찬가 '영광의 순간' 을 연주한다. 이 공연에 즈음해 EMI레이블로 음반도 내놓았다. 정통 클래식과 '록 클래식' 의 만남인 셈이다.

이 음반에는 '윈드 오브 체인지' '영광의 순간' 뿐만 아니라 '스틸 러빙 유' '레이디 스타라이트' 등 오케스트라 편곡을 곁들인 록발라드도 수록돼 있다. 히트곡 '허리케인' 도 새로운 버전으로 담겨 있으며 '미스 사이공' 으로 유명한 뮤지컬 스타 린 리히티가 부르는 신곡 '히어 인 마이 하트' 도 흐른다.

편곡과 지휘를 맡은 크리스티안 콜로노비츠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로스오버 전문 프로듀서.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 '3 테너' 공연은 물론 사라 브라이트만.마이클 볼튼이 녹음한 클래식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은 바 있다.

신년음악회 버금가는 빈의 명물로 자리잡은 '크리스마스 인 비엔나' 도 그의 작품이다. 02-3449-9422. (http://www.scorps.net)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