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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망 좋은 아파트'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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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오륙도.광안리와 가까운 용호동 쪽이 좋을까, 아니면 다대포 쪽이 유망할까?"

부산의 주택 수요자들이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민간 건설업체가 개발하는 미니신도시급 단지 세 곳이 다음달 부산에서 한판 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7611가구의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새 아파트를 기다려온 소비자들은 원하는 곳을 골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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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협회 김종철 부회장은 "부산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 기대감이 있긴 하나 미분양 주택이 많아 분양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세 곳 모두 초대형 단지여서 부산 분양시장을 일으켜 세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출사표'를 내건 건설업체는 LG.롯데.SK건설. 이들 업체는 일급 브랜드를 내세워 자존심을 건 격전을 펼칠 태세다. 세 단지는 단일 회사가 조성하는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이고,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크기도 20평대에서 90평대까지 골고루 섞여 선택의 폭이 넓다.

앞으로 교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인구에 비해 도로망이 썩 좋지 않아 출퇴근 때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남구 용호동에는 LG메트로시티, 오륙도SK뷰 등 1만1500가구의 초대형 아파트타운이 형성된다. 옛 동국제강 부지에 지은 LG메트로시티는 민간기업이 꾸민 단일 단지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이미 입주한 1~4차와 오는 10월 입주할 5차, 이번 6차분 1149가구(34~63평형)를 합쳐 8523가구에 이른다.

LG건설 윤경성 상무는 "메로트시티 중 마지막 단지인 만큼 조망.품질 등에 신경을 썼다"며 "단지 배치도 광안리 앞바다를 시원스럽게 볼 수 있도록 일자형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오륙도SK뷰는 해양공원관광지와 주거단지를 함께 개발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곳은 용호농장이 있던 자리로, 빼어난 경관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오지로 불렸다. 34~98평형 3000가구가 다음달 주인을 찾는다. 주택단지와 연계한 해양공원에는 인공백사장.바다낚시장.해양스포츠센터.암반온천.가족호텔.콘도 등이 들어선다. SK건설 장태일 상무는 "60만평의 '해양주거문화벨트'가 형성돼 해운대 못지 않은 관광지와 주거단지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서쪽인 사하구 다대지구에선 롯데건설이 캐슬몰운대 3462가구를 내놓는다. 24~63평형 49개동의 매머드 단지다. 다음달에 1차 1984가구, 12월에 2차 1478가구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해운대.태종대와 함께 부산의 3대 절경으로 꼽히는 몰운대 인근에 있다.

하지만 이들 단지의 분양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전국 대도시 중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이 부산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5213가구다. 현지 부동산개발회사인 오창디씨엠 백창석 대표는 "초대형 단지여서 부산 수요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기존 미분양이 많아 청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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