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진 6·25 기념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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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50돌을 맞는 6.25전쟁기념일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군 당국 등이 고민에 빠졌다.

50돌이라는 의미 때문에 예년보다 성대하게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조정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9~21일 제3회 도솔산 전적문화제를 여는 강원도 양구군은 행사중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도솔산전투 승전기념 촛불행진' 을 '통일염원 촛불행진' 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와 함께 '북한 영화 상영' (7편) 등을 행사에 추가했다.

16일부터 6.25전쟁 및 춘천대첩 50주년 기념사업을 펴는 육군 쌍룡부대도 마찬가지. 부대 관계자는 "당초 통일기원 걷기대회.군악연주회 등 행사를 예년보다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었으나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감안, 차분하게 진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23일부터 3일간 '낙동강 세계평화제전' 을 여는 경북 칠곡군은 당초 인민군 포로로 붙잡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전쟁 당시 미군 일병 라이언(68) 등 8개국 참전용사 24명을 초청하고 진혼굿.전쟁 영화제.격전지 답사 등의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었다.

군청측은 그러나 정상회담 결과를 감안, '전쟁 회고' 보다는 '평화' 쪽에 무게를 두도록 행사 내용을 조정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당초 열기로 한 6.25 관련 행사 중 ▶참전가족 초청 위안공연(25일.리베라호텔)▶국가를 위한 기도대성회(28일.충무체육관) 등 2개 행사를 최소했다.

인천시도 올해 9.15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규모를 예년보다 크게 축소하거나 내용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준호.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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