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평양길 떠나는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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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의 13일 아침 식탁엔 홍일(弘一).홍업(弘業).홍걸(弘傑)씨 등 세 아들과 손자들이 함께 한다고 청와대측이 12일 밝혔다.

미국 유학 중인 막내 홍걸씨가 '55년 분단의 벽' 을 넘는 아버지를 보기 위해 서울에 왔다.

식단엔 金대통령이 좋아하는 인절미와 과일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느 때와 같이 대통령의 식사기도가 있겠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이날의 기도내용은 좀 특별하지 않겠느냐" 고 했다.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관저를 나선 金대통령은 집무실이 있는 본관 앞에서 남궁진(南宮鎭)정무.신광옥(辛光玉)민정수석 등 남아 있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는다.

金대통령은 청와대가 위치한 효자동의 한 동네에서 잠시 승용차에서 내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도로 주변과 건물 안에서 시민들의 따뜻한 환송이 있을 예정이다.

공항에 도착한 金대통령은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 이한동 총리서리와 전 국무위원,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 등 정당 인사들의 공식환송을 받는다.

金대통령은 국민에게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 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것이라는 취지의 방북성명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 일행은 이륙 1시간 10분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다.

특별기의 속도는 시속 7백㎞ 정도. 金대통령의 출발과 평양도착 과정은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金대통령과 金위원장의 상봉 장면은 녹화로 방영된다.

한편 金대통령 부부의 개인짐은 트렁크 세개 분량이며 대통령은 4, 5벌의 양복을 준비했다고 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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