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그룹 '스매싱 펌킨스' 7월4일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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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미국의 대표적인 얼터너티브 록그룹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가 오는 7월 4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그동안 다양한 해외 록그룹이 내한공연을 해왔지만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얼터너티브 그룹의 내한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스매싱 펌킨스는 올해 말 그룹을 해체키로 발표한 상태. 따라서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갖는 첫 무대이자 마지막 공연이 될 전망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스매싱 펌킨스는 1991년 시카고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보컬리스트이자 리더인 빌리 코건이 일본계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를 만나면서 이들의 역사가 시작됐다.

여기에 여성 베이스 주자인 다시 레츠키와 드러머 지미 체임벌린이 가세하면서 얼터너티브 계열 음악의 주류에 진군하기 시작했다.

음악전문가들은 스매싱을 가리켜 '90년대 음악계의 지표와 같은 존재' 라고 말한다.

불안과 짜증, 혹은 좌절과 혼란, 그리고 몽환의 영역을 헤매이던 90년대 젊은이들의 정서와 음악계의 조류를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것이다.

주무기는 환상적인 기타 리프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 때로는 나른하게,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뱉어내는 빌리 코건의 독특한 보컬도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부터 조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91년 '기시' (Gish)를 발표하면서 등장했지만, 너바나의 '네버 마인드' (Never Mind)의 그늘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93년 발표한 앨범 '사이어미즈' (Siamese)를 통해 훨씬 더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준 이들은 95년 '멜론콜리 앤 더 인피니트 새드니스' 를 통해 세계적인 그룹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멜론콜리…' 는 95년 타임지에서 최우수 음반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 과 '스핀' 의 평론가들로부터도 음악성을 인정받은 명반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이들은 새앨범 '머시나 : 머신즈 오브 갓' 을 발표,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했다.

이번 앨범 제작엔 마약 복용으로 그룹을 떠났던 지미 체임벌린의 복귀해 함께 참여했다.

체임벌린의 뛰어난 기량 덕분에 드럼 사운드가 되살아나 그룹 초기의 활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시스트 다시는 이번 앨범 녹음을 마치고 그룹을 탈퇴했다. 따라서 이번 공연엔 그룹 '홀' 출신의 멜리사 아우프 더 마이어가 참가한다. 다시의 빈 자리를 멜리사가 어떻게 채울지도 관심거리다.

최근 발표된 스매싱의 해체 소식은 얼터너티브 록을 사랑하는 음악팬들에겐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울하면서도 달콤하고, 신경질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의 내한 무대가 주목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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