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악동 신선 3종세트에 감초 조연들은 다 나왔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유해진(왼쪽)과 강동원. [영화사 집 제공]

‘전우치’에 대해 인색한 평가가 내려진다면, 그건 최동훈이라는 이름에 대한 과도한 기대 탓이 크다. 최 감독은 ‘타짜’‘범죄의 재구성’으로 웰메이드 오락영화에 관한 한 일가견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강동원은 물론 백윤식·김윤석·유해진·임수정 등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얘기되는’ 배우들을 모듬으로 기용해 현란한 액션을 보여준다니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전작들과 달리 이야기에 방점이 찍히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아쉬움만 감수한다면, 또 요괴와 악동과 신선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이는 도시무협 액션에 집중한다면, ‘전우치’는 연말 극장가에서 즐길 만한 괜찮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조선시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보관하던 천관대사(백윤식)가 살해당하고, 말썽쟁이 도사 전우치가 누명을 쓴 채 신선들에 의해 그림족자에 봉인된다. 2009년 서울, 요괴들이 다시 설치자 신선들은 전우치를 족자에서 불러낸다. 분신술·봉술 등 전우치의 현란한 개인기를 비롯해 러닝타임 대부분을 화려하게 수놓는 액션의 향연이 잠시도 관객의 눈을 놔두지 않는다.

‘신선 3종 세트’라 할 만한 송영창·주진모·김상호, ‘슈렉’의 동키만큼이나 매력 있는 개인간 초랭이 역의 유해진, 유일한 악역 화담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은 김윤석을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2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