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관심 장면] 공항영접 누가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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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 순안(順安)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정부 관계자들은 金위원장이 12일 공항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맞이할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외교 관례상 최고지도자가 공항에 나오는 일은 드물다.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비서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지만 북한 특유의 공항 영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일성(金日成)전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중국 최고지도자를 공항이나 평양역에서 맞았다.

1992년 4월 양상쿤(楊尙昆)중국 주석 방북 때는 김정일도 데리고 나갔다.

金위원장이 회담의 극적 효과를 높이고 '통큰 지도자' 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공항 영접을 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베일에 싸인 부인 김영숙(53)을 만찬장에서 선뵐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회담 관계자는 8일 "뭔가 새 볼거리가 있을 것" 이라며 방북 일정에 극적 장면이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공항 행사 뒤 두 정상이 정식으로 '상봉' 할 곳은 회담장인 만수대의사당(국회의사당)이다. 그런 다음 단독 회담장으로 옮겨 환담한다.

통역 대신 기록자 한 명씩이 배치돼 '인차(곧)' '긴장하다(사정이 어렵다)' 등 金위원장이 즐겨 쓰는 북한식 표현을 金대통령이 이해하도록 돕게 된다.

확대 정상회담은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의 김정일-장쩌민 회동처럼 단독회담 직후 열릴 가능성이 크다.

북측 배석 1순위는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용순 비서. 금강산 관광 등 경협과 정상회담 막후 접촉으로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측근인 김국태 비서와 대남통인 송호경 아태부위원장도 점쳐진다.

우리는 군 인사가 불참하지만 북측은 조명록 군총정치국장.김영춘 군총참모장이 참석할 수 있다. 지난달 베이징 방문 때 조명록만 배석시킨 채 회담한 적도 있다.

경협 논의를 위해 경제통인 조창덕.곽범기 부총리,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 등의 참가가 예상된다.

홍성남 총리는 남측 총리가 수행하지 않아 참석이 불투명하다. 강릉수 문화상.박명철 국가체육지도위원장도 물망에 오른다.

만찬에는 당.군 간부와 각료 외에 세계 여성마라톤을 제패한 정성옥과 최장신 농구선수 이명훈 등 북한이 자랑하는 각계 인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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