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등록금 투쟁' 1인당 10만원 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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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국 대학이 당초 지난해보다 12% 가량 오른 등록금을 고지했다가 대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등 '등록금 투쟁' 으로 인상률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이미 받은 등록금을 환불해 주거나 복지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교육부 산하 한국사학진흥재단이 8일 전국 1백82개 대학(교대 제외)의 등록금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백16만8천6백원이었던 연간 등록금이 올해 국립대는 평균 6.2%, 사립대는 8.8%씩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학이 당초 고지했던 등록금보다 대학생 1인당 10만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서울대는 당초 15%였던 인상률을 10.1%로 낮췄다. 연세대는 11.5%에서 9.09%, 이화여대는 15%에서 9.8%, 경희대는 9.5%(재학생 기준)에서 7.1%로 각각 조정했다.

연세대.이화여대 등은 이에 따라 당초 인상률대로 등록금을 낸 경우 환불해 주거나 2학기 등록금에서 감면하기로 했다.

숭실대.조선대.성균관대 등은 인상된 등록금의 일부를 학생 복지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부산대는 학생들이 대학 회계내역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고려대는 앞으로 등록금 수준을 결정하기 전에 한차례 이상 재정위원회를 소집, 학생.교수.교직원들의 조정을 거치기로 했다.

등록금 인상 철회를 위해 1백4일간 점거농성을 하다 지난달 중순 끝마친 경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등록금 투쟁 이후 학내 의사 결정에 학생들을 배제해 왔던 대학측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고 평가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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