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지류 경안천 환경 호르몬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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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과 낙동강 하구에서 돌연변이나 암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용인대 환경보건학과 김판기(金判起)교수팀은 1일 경안천 5개 지점에 대해 1998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조사.분석한 결과 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0.04ppb까지 측정됐다고 밝혔다.

조사 지점 가운데 플라스틱 제조업체 인근에서 환경 호르몬이 집중적으로 검출됐으며 노닐페놀의 경우 최고 0.76ppb까지 측정됐다.

1ppb는 물 1ℓ나 퇴적토 1㎏당 1㎍(마이크로그램〓1천분의 1㎎)이 함유돼 있음을 뜻한다.

金교수팀은 환경 호르몬 조사 내용을 담은 '경안천의 비스페놀A와 노닐페놀 함량변화' 논문을 한국위생학회에 제출했다.

金교수는 "경안천의 경우 환경 호르몬 농도가 낮은 편이지만 수도권 2천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남대 민병윤(閔丙允)교수팀도 최근 낙동강 하구 퇴적물에서 유기염소화합물인 PCB와 유기염소계 농약인 DDT 등 환경 호르몬이 최고 19.73ppb 검출됐다고 밝혔다.

閔교수팀은 최근 부산시에 제출한 '낙동강 하구 일원 환경관리 기본계획' 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 해역의 숭어 생체 내에서 PCB가 최고 75.67ppb, 빛조개 16.2ppb, 재첩 1.11ppb가 검출됐다.

DDT도 숭어에서 65.54ppb, 바지락에서 16.23ppb가 검출됐다.

閔교수는 "내분비계 공격물질인 환경 호르몬이 축적된 물고기를 사람이 먹을 경우 인체에 축적돼 면역력 저하와 함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한편 음료수 캔의 내부 코팅용으로 쓰이며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는 국내에서 연간 6만t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계면활성제 재료로 쓰이는 노닐페놀은 높은 농도에서 물고기나 물벼룩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며 국내에서는 연간 5천t 가량 사용되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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