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추가합격도 방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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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투스·청솔학원 주최로 열린 대입 설명회에서 수험생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최명헌 기자]

대입 정시모집에선 막판 뒤집기 묘책으로 추가합격도 고민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 고득점자들이 증가한 데다 수능 우선선발 전형이 확대돼 복수합격에 따른 이동 변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추가합격 전략을 짤 때 유의사항을 알아보자.

상위권대 인기학과 위주 이동 많아

상위권 대학 인기 학과일수록 복수합격생들이 많아 추가합격 변동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는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167%, 고려대 수학교육 150% 등 높은 추가합격률을 보인 상위권 대학 학과가 많았다. 이들의 복수합격 대학을 보면 지원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연세대 상경계열은 나군에서 서울대(63%)·성균관대·서강대(15%) 순, 다군에선 상지대(12%)·중앙대(4.6%) 순으로 중복 합격했다. 고려대 경영대도 비슷했다.

합격권 성적 하위 80%로 지원 고려

추가합격을 고려할 때는 합격권의 하위 80%대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지난해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나군) 합격자 성적을 보면 550점(표준점수 800점 만점) 이상이 최초 합격 때는 42명이었으나 최종 등록 땐 14명으로 감소했다. 28명이 중복합격으로 등록을 포기해서다. 이에 따라 하위 20%는 상위 20%와 비교해 6점 이상 차이가 났다. 공학계열도 상·하위 10% 간 10점, 최고점과 최하점 간 20점의 점수 차를 나타냈다. 추가합격 비율이 커질수록 최종 합격선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치우 비상교평 입시평가실장은 “배치표는 추가합격까지 고려한 최종 등록자 기준 점수”라며 “모집 정원이 클 경우 배치 점수가 80~85% 합격선이 돼 지원 점수를 배치 점수보다 낮게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전에 따른 상황 변화도 읽어야

추가합격 경쟁은 심리전에 좌우되기도 한다. 2008학년도 정시 때 서울대 논술고사를 앞두고 연세대는 수능 우선선발 합격자에게 합격 통보를 했지만 고려대는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중 지원한 1등급 수험생들이 논술고사 준비 부담을 덜고자 연세대로 몰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해엔 최초 합격생 모두 장학생으로 뽑겠다는 고려대 경영학과의 발표가 심리전을 부추겼다. 이를 노린 고득점자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수험생들이 지원을 기피한 데다 서울대 중복합격자까지 빠져나가 실질 경쟁률이 1.8대 1에 그쳤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추가합격을 고민한다면 모집군별 특징을 잘 살펴야 한다”며 “올해 늘어난 고득점자들의 이동 변화 심리를 읽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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