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 권한 상실 … 행정부지사 대행 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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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책임을 지고 도지사직을 사퇴한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의 지지자들이 4일 오후 충남도청 앞에서 도지사직 사퇴 반대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14일 0시를 기해 공식적으로 지사직을 잃었다. 이 전지사는 3일 사퇴서를 도의회에 제출했으며 현행 지방자치법(시행령 65조)에 따라 10일이 지난 이날부터 지사 권한을 자동 상실했다. 이에 따라 이인화 행정부지사가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일까지 6개월간 도지사 권한을 대행한다.

이 전지사 사퇴로 ▶도청이전▶외자유치▶안면도 개발사업 등 충남 도정 운영에 상당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부의 행정도시 수정 작업에 맞서 충청권 여론을 앞장서 대변할 중심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어서 이전 지사의 사퇴를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충남도의회 송선규 의원은 “행정도시 원안 사수와 충남도의 산적한 현안을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 전지사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회원 등 1000여명은 4일부터 11일까지 충남 도청 광장에서 ‘행정도시 원안 사수와 이 전 지사 사퇴 철회’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어왔다. 

도정 현안가운데 시급한 과제는 내년 사업을 위한 정부 예산확보다. 도는 2012년 완공예정인 도청 이전 신도시 사업을 위해 내년에만 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내년 9월 개최예정인 세계대백제전 개최준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백제문화 알리기에 앞장서온 이 전지사는 공주와 부여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백제문화제를 통합하고, 이를 세계대백제전으로 확대 개최키로 결정했었다.

이와 관련, 이인화 권한대행은 “조직의 안정과 누수 없는 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외자 유치와 지역 균형발전 등 도정의 기조는 종전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사업과 2010 세계 대백제전 준비 등 도정 현안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 행정력을 모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1980년 공직(행정고시)에 입문해 중앙부처와 충남도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행정 관료이다.

한편 이 전 지사는 15일 연기군청과 충남도청을 방문한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연기군청을 방문, 유한식 군수와 군청직원들을 만나 격려한다. 또 오후 2시에는 도청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지사 사퇴 배경과 사퇴 선언 이후 심경을 털어놓고,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사퇴를 반대하는 지지자들 때문에 갖지 못한 도청직원과 작별인사도 할 계획이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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