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선물로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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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주가지수 선물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썰렁해진 현물시장에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데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덕분에 선물시장에서는 투자기회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선물시장 투자가 늘어난 것은 우선 계좌수에서 쉽게 확인된다.

선물시장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난 3월 13일 기본예탁금을 낮춘(3천만원→1천만원)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변동성이 높을수록 투자기회가 많아지는 시장원리가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5만계약 안팎에 그치던 거래량도 대폭 늘어났다.

특히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5만7천여계약에 불과하던 6월물 거래량이 24일에는 9만계약을 넘어섰다.

선물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선물지수가 현물지수의 미래가격이라는 점에서 현물지수(KOSPI 200)보다 높아야 할 선물지수가 이달들어 비관적인 주가전망이 쏟아지면서 현물지수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 때문에 촉발됐다.

그동안 선물지수가 현물지수보다 높은 정상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좀처럼 투자할 기회가 없던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은 것.

주가지수선물은 만약 6월물을 87에서 1계약을 산 뒤 다음날 89로 올랐다면 2포인트×1계약×50만원의 차익을 챙기듯이 지수의 향방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지수 변동성이 심할수록 투자기회는 그만큼 늘어난다.

더구나 장 중에도 선물과 현물의 가격이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단타매매가 성행한 것도 거래량 증가에 기여했다.

즉 최근 시장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장세전망이 엇갈리면서 선물거래의 특성인 주가지수의 방향만 보고 투자하는 투기거래와 위험관리 차원에서 주식과 반대방향으로 매매하는 헤지거래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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