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두완 한미클럽 회장 “미국 이용해 한국 위상 높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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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올해 한해 한미 양국의 학계·정계 인사들을 만나면서 한미관계의 균열이 서서히 봉합되어 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민간 단체로서 한미 관계를 위해 노력해온 보람을 느낍니다.”

민간 차원에서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힘써온 한미클럽 봉두완(74·사진) 회장의 말이다. 그는 “2009년은 특히 보람 있는 한 해였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잘 아는 언론사 전·현직 주미 특파원을 주축으로 한미관계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학자들이 가세한 한미클럽은 그동안 세미나·토론회·강연회 등을 열며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놓고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4월에 이어 올해 6월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추어 미 워싱턴DC에서 아메리칸대학과 함께 공동세미나를 열었다. 양국의 학자·언론인이 머리를 맞대고 ‘이명박 정부의 한미관계’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에서도 한미관계 증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미국 현지 인사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14일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총회를 겸한 송년의 밤 행사를 연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주한미군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봉 회장은 “한 해 동안의 한미 관계를 결산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회·송년회엔 570여 명의 한미 양국 인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미클럽 관계자는 올해엔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TBC 동양방송에서 TV의 ‘석간 저녁뉴스’ 앵커이자 라디오의 ‘뉴스전망대’ 진행자로 이름을 날리다 11대·12대 국회의원(외무위원장)을 지낸 봉 회장은 2006년 1월 한미클럽을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았다. “당시 정권 아래에서 한미관계가 악화하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한미 관계에 집중하는 건 친미를 하고자 해서가 아닙니다. 미국을 이해하고 이용해 주권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봉 회장은 “한미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안보문제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같은 경제현안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며 “내년엔 더욱 부지런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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