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띠해 날개 달 주식? … “삼성전자 ·포스코” 이구동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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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내년 증시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하지만 추천 종목은 엇비슷하다.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대표 수출주가 이끌고 KB금융·롯데쇼핑 등 내수주가 뒤를 받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동시에 수출에서 시작된 ‘온기’가 내수로도 확산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증권사들이 꼽은 내년 유망종목 알아보니

경기 되살아나면서 반도체·철강 수요 크게 늘 듯
“외국인·기관이 선호, IT·자동차 내년에도 쌍끌이”

◆이구동성 “삼성전자”=추천 종목에 삼성전자를 선두에 세운 곳들이 유난히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극심한 불황 속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회사다. ‘구조조정 승자의 효과’가 경기가 살아나는 내년부터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다.

삼성전자의 이익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 시장도 좋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윈도7’의 출시로 PC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살아나고,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 등으로 수요가 늘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 이재광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와 LCD의 선전으로 내년 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아직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상승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삼성SDI·LG전자 등 다른 정보기술(IT) 종목들도 추천이 많았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는 중국 내수 확대와 함께 선진국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그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곳이 IT 업종”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추천 종목 꾸러미에 넣었다. 세계 철강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가격도 오르며 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이란 예상에서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값이 높아 일본 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 한국 철강업체들은 시장 확대의 호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 등이 뒤를 이었다. 신차 효과로 미국 시장에서 선전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 내수 확대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올해 증시의 쌍두마차였던 IT·자동차는 내년에도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과거 3년간은 상승·하락·재상승의 과정을 거치며 경기 사이클이 이어지지 못해 주도주의 성격도 해마다 크게 바뀌었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현재의 경기 사이클이 연장되면서 지금의 주도주가 내년에도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IT·자동차의 이익 전망치가 계속 좋아지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외주에도 ‘햇살’=올해 부진했지만 내년이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대한항공·하나투어가 대표적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신종 플루 공포도 진정세를 나타내면서 그간 억눌렸던 해외 여행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GS건설도 국내외 건설 경기가 살아나며 빛을 볼 종목으로 꼽힌다.

내년에는 수출주와 함께 내수주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 많다. 금융·유통·의류·인터넷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KB금융·신한지주 등 은행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출구전략이 시행돼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오히려 수익성이 좋아진다. 여기에 인수합병(M&A) 등 산업 재편 가능성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호재다. 오리온·롯데쇼핑 등은 국내 소비 심리 회복과 함께 중국 소비 확대 효과까지 함께 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부 정책의 수혜를 볼 종목들에 관심을 두라는 조언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정책 수혜주들의 주가는 집권 3년 차에 가장 좋았다”며 “옥석이 가려진 4대 강 사업과 녹색성장 관련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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