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 아동복, 남대문 아성에 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서울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남대문.동대문시장이 아동복 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아동복은 전통적으로 남대문시장이 강세다. 남대문에는 아동복 매장이 2천여개 몰려 있고 동대문은 6백50개 정도다.

매장 수로는 남대문이 동대문의 세배 정도지만 남대문은 도매, 동대문은 소매 위주여서 매출액은 남대문이 동대문의 네배도 훨씬 넘는 규모다.

여기에 두산타워.프레야타운.밀리오레 등 동대문시장 패션몰들이 도전장을 내고 남대문 추격에 나섰다.

도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지방의 큰 단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층에 2백20개의 아동복 매장을 가지고 있는 두산타워는 지난 2월 아동복 상인 80명이 지방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순회 판촉을 다녀왔으며 오는 8월에도 이 행사를 할 예정이다.

소매손님을 잡기 위한 판촉도 강화한다. 다음달부터 언론매체를 통해 아동복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동복 패션쇼와 아동모델 선발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두산타워 마케쳤?채근식 차장은 "지난해는 아동복 매출이 좋지 못했지만 올들어 도매손님들이 많이 늘었다" 며 "최근 들어 밤 도매손님의 30%가 아동복 손님" 이라고 말했다.

밀리오레는 지하 1층에 2백개의 아동복 매장을 갖고 있다. 밀리오레는 상인 영입의 1순위를 남대문 출신으로 잡고 있다.

올들어 새로 입점한 20개 매장 상인들의 대부분이 남대문 출신이다.

6층에 2백21개의 아동복 매장을 가지고 있는 프레야타운은 노래방.수유실을 만들고 유모차를 빌려주면서 주부 고객 잡기에 열심이다.

기존 상가유치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남대문 등 유력상인들을 계속 불러들인다는 전략이다.

남대문시장은 주도권 지키기에 부심하고 있다. 원아동복.마마아동복 등 기존 7개 아동복 상가들은 어린이 관련 이벤트를 3백65일 열기로 제휴했다.

상가마다 규약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작업도 하고 있다. 원아동복의 경우 최근 고객과 3회 이상 마찰이 있을 경우 3일간 영업정지, 지각할 경우 벌금 1만원 등의 규약을 세웠다.

동대문 등 신형패션몰에 소매점을 내면 남대문에서 퇴점시키는 규정도 최근 만들었다.

원아동복 김덕수 회장은 "그동안 여성복 등 주요 의류상권을 동대문에 빼앗겼다" 며 "이같은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자구책" 이라고 밝혔다.

동대문식 신형 패션몰 설립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굳앤굳이 새로나백화점 자리에 문을 열었고 8월에는 22층 규모의 메사가 영업을 시작한다.

이곳에는 기존의 남대문 아동복 시장 상인들이 대거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은 도매전문이 아니다. 도.소매를 겸하면서 영업시간도 동대문처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다.

기존의 남대문 매장은 도매전문이어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