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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셀러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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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스크린셀러 전성시대다. 스크린셀러는 영화의 스크린과 책의 베스터셀러를 합친 말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영화의 원작소설을 말한다. 최근 개봉한 동명 영화로 인해 소설의 인기가 치솟는 것은 물론이고 상영이 끝난 영화의 원작소설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크린셀러의 열풍이 침체되어 있는 영화·출판계의 구세주로 꼽힐 정도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 ‘뉴문- 트와일라잇2’가 꼽힌다. 이 책은 이미 작년 8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영화 개봉 소식과 함께 판매량이 급등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는 11월 한달 간 기준으로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 영화 역시 개봉 첫날(2일) 단숨에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원작소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백야행'의 원작 소설도 눈에 띈다. 고수, 손예진 주연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백야행은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소설이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영화 역시 주목도가 높아진 사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작품인 ‘용의자 X의 헌신’은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막을 내린 지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더로드’는 지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의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인류멸망을 다룬 내용으로 모든 게 변해버린 2019년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역대 베스트셀러 원작 가운데 가장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겨진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린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의 원작소설은 이미 전세계 5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다. 국내에서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소설 ‘집행자’도 주목 받고 있다. '집행자'는 지난달 5일 개봉됐던 영화 '집행자'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김영옥이 본래 시나리오를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에서 하나하나 섬세하게 보여주기 힘들었던 인물들의 갈등, 심리를 더욱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영웅재중, 한효주 주연의 텔레시네마 '천국의 우편배달부'도 11월 말에 소설로 출간됐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기획한 텔레시네마는 일본의 TV드라마 작가와 한국의 TV드라마 연출자가 작업한 극장용 드라마 프로젝트다. 먼저 떠난 그리운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천국에 배달해주는 집배원 재준과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여자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적인 스토리로 출간 초반부터 소녀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개봉작을 비롯해 최근 막을 내린 영화 등의 원작소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풍성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나리오를 재구성한 작품, 영화 개봉 후에 발간된 작품 등도 눈에 띄고 있다. 옥션 책·음악 담당 채민성 CM은 “원래 인기가 있었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도 많지만 영화로 인해 인기가 높아진 소설도 많다”며 “원작소설의 높은 인기로 인해 옥션에서는 아예 테마책 카테고리에 ‘원작으로 읽는다’라는 코너를 마련해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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