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은 구걸 아닌 첨단 마케팅이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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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5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역 5번 출구 앞. 40대 남녀 7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구성된 ‘바롬축구단’(사진)을 위한 거리모금 때문이다. 이들은 축구단을 설명하는 사진과 피켓, 축구공, 후원계좌가 적힌 팸플릿 등을 준비했다. 행인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모금행사 취지를 설명해줬다. 뇌성마비 장애 2급인 표기돈(43) 감독을 포함해 7명의 축구단원들도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참석했다. 모금 활동에 참가한 조성열(47)씨는 “모금운동은 구걸이 아니라 고도의 마케팅”이라며 “내가 누구에게 어떤 취지로 모금을 하는지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모금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이 공동 개설한 ‘모금 전문가 학교’의 학생들이다. 이 학교는 모금 활동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지난 5월 개설됐다.

학교는 시민·자선단체 등의 재정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의 이론과 기술을 10주간 교육한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모금 성공 사례, 설득을 위한 이미지 전략 등도 가르친다. 수강생은 경영학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 다양하다.

교실 밖 수업도 수시로 이뤄진다. 2기 학생들은 이날 거리 모금 말고도 10월 말부터 바롬축구단을 위해 CMS모금· 전화모금·기업 후원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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