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민련, "영수회담 우리도 끼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이 "왜 우리는 빼놓느냐" 며 연일 볼멘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24일 열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여야 영수회담에 대한 불만이다.

이번 회담에 대해 16대 국회의 양당구도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자민련이 느끼는 소외감은 심각한 수준.지난해만 해도 당시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매주 청와대 회동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상 저하가 실감난다.

자민련이 신경쓰는 대목은 회담을 계기로 정국 현안 해결을 위해 金대통령과 李총재의 대화채널이 정례화될지도 모른다는 점. 이럴 경우 자민련의 생존기반인 캐스팅 보트 역할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21일 "자민련이 의석수는 적지만 국정운영에 상당한 의사결정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담은 반드시 3당 총재회담이 돼야 한다" 고 주장하고 나섰다.

3자회담이 어려우면 연쇄회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떤 식으로든 국정운영의 파트너로서 모양새를 갖춰달라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한 카드 마련에도 애쓰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신경쓰는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교섭단체 기준 완화(현 20석→15석)에 협조해주는 쪽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쪽도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 고 말했다. 대화상대도 이한동(李漢東)총재보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쪽이 낫다는 생각이어서 민주당-자민련 총재회담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