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추가 파병 불똥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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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군 3만 명을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파키스탄이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아프간 무장 반군 세력인 탈레반에 대한 소탕전이 강화되면 이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 쪽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은 3일 “미군의 협공에 내몰린 아프간 탈레반이 대거 파키스탄으로 넘어오게 되고 이로 인해 탈레반에 의한 도심 폭탄 테러가 빈발하는 등 치안 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게 파키스탄의 고민”이라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2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아프간 전략이 파키스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외무부는 이어 “파키스탄에 ‘낙진’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장해 줄 것을 미국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아프간과 2575㎞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 탈레반의 저항이 거센 남부 헬만드주 등에 해병 9000명을 추가로 파병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이 헬만드에 많은 병력을 추가 투입하면 무장 세력들이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으로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 고 말했다. 발루치스탄은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퀘타 슈라’가 있는 곳이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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