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하경민? 고희진? 하현용? 엎치락뒤치락 블로킹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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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009~2010 V리그 남자부의 ‘거미손’ 대결이 흥미롭다. 블로킹 순위에서 매 경기 치를 때마다 1위가 뒤바뀔 정도로 치열하다.

역대 네 차례 블로킹왕을 차지하며 프로배구 최초로 400블로킹을 돌파한 이선규(1m99㎝·현대캐피탈)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주춤한 사이 하경민(2m1㎝·현대캐피탈), 고희진(1m98㎝·삼성화재), 하현용(1m97㎝·LIG손해보험) 등이 시즌 초반 블로킹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경민은 이선규의 빈 자리를 메우며 주전 센터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2일 신협상무전에서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세트당 1.000개로 블로킹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까지 이선규, 윤봉우(1m99㎝)에게 밀려 백업 센터로 활약한 그는 시즌 네 번째 경기부터 선발 출장하며 블로커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하경민은 블로킹 손 동작이 좋고, 고정된 자리에서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선규가 세트당 0.458개로 부진하지만 하경민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의 철벽 블로킹 장벽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고희진은 1일 KEPCO45전에서 4개의 블로킹을 기록, 세트당 0.833개로 1위로 나섰으나 하루 만에 하경민에게 추월당했다. 고희진은 신선호(통산 299개)가 무릎 수술을 받아 당분간 출장하지 못해 삼성화재의 센터진을 홀로 이끌고 있다. 지난달 14일 우리캐피탈전에서 통산 300블로킹(역대 세 번째)을 달성하기도 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파이팅이 좋은 고희진이 블로킹뿐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 노릇까지 잘해 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하현용은 올 시즌 LIG손해보험 돌풍의 숨은 주인공이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신인상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성장세가 더뎠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시즌 세트당 0.446개에 그쳤던 블로킹이 0.781개로 늘어났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러닝과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해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블로킹이 늘어나는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역대 두 번째로 300블로킹을 돌파한 윤봉우는 지난달 3일 대한항공전에서 역대 한 경기 최다 블로킹 타이기록(11개)을 세우는 등 몰아 막기에 능해 언제든 1위로 치고나올 기세다.

한편 LIG는 3일 구미에서 19득점을 올린 피라타의 활약을 앞세워 우리캐피탈에 3-0으로 승리, 8승1패로 삼성화재와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여자부 도로공사는 GS칼텍스에 3-1로 이겼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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