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19 40년] 일어서는 '386'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9일 오후 7시30분 서울 명동성당 앞 은행회관 국제회의장. 민주당 임종석(任鍾晳.성동)당선자는 한나라당 고진화(高鎭和.영등포갑)낙선자에게 "고생 많이 하셨는데 아쉽다" 며 손을 내밀었다.

1980년대 학생운동의 선두에 섰던 두 사람은 청년단체 '젊은 한국' 이 마련한 총선평가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그리고는 386세대 당선자들이 여야를 초월,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야 386 당선자들의 움직임이 빠르다. 당내 연대는 물론 여야 연대를 통해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자는 주장이 세(勢)를 얻어가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의원은 20일 만나 초당적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들은 386주자 중 재선 경력을 갖고 있다.

金의원은 "지역감정 극복, 개혁입법 추진, 1인 계보정치 청산을 위해 여야 386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며 "세대의 동질감을 바탕으로 여야를 떠나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으로 내다봤다. 南의원도 "여야 협력 차원에서 많은 개혁적 논의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여야 386 중 일부는 20일 학생운동권 출신 386 당선 축하연에서도 자리를 함께 한다. 각 정당 내 386끼리의 연대는 상당한 수준의 정지작업을 이뤄내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金의원과 임종석.송영길(宋永吉).김성호(金成鎬).이종걸(李鍾杰)당선자 등이 모임을 갖고 정치개혁을 위한 적극적인 제 목소리 내기를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20일 남경필 의원과 원희룡(元喜龍).오세훈(吳世勳)당선자 등 미래연대 소속 10여명이 모여 당내 줄서기 타파와 정책사안의 교차투표, 세비 10%를 공동 정책개발비로 사용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그러나 386세대의 이런 초당적 움직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 한 상임위원장은 "386세대의 이런 실험은 의욕은 높이 살 만하나 실천하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가파른 대치가 있을 때 각당 지도부의 의견을 떠나 386세대만의 독자적인 국회 공간을 만들기는 불가능할 것" 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