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비엔날레 亞 현대미술 메카로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광주비엔날레가 아시아 지역에서 현대미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15일 보도했다.

르몽드는 "전세계 작가들 광주에서 만나다" 라는 제목의 전면 특집 기사에서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사람+공간(人+間)' 이라는 주제 아래 세계의 수준높은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으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르몽드는 광주 비엔날레를 라틴 아메리카에서 현대 미술 조류의 구심점이 되고있는 브라질의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비유하면서 "광주 비엔날레가 아시아에서 현대 미술의 교차로 역할을 수행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천명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엔날레 개최지인 광주가 1980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다 수백명의 학생.시민들이 희생된 도시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아시아와 남미 작가들의 조형 미술 작품 중에서 수작들이 풍성하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작가 구웬다의 머리카락과 글자들로 장식한 깃발 작품과 인간 군상의 사진 수백장을 바닥에 설치한 대만 작가 쳰슌추의 작품등을 높게 평가했다.

남미 작가로는 북한의 기근 문제를 다룬 알프레도 자르를 비롯해 퉁가.미구엘 앙헬 리오스.실도 메이렐레스.후앙 마누엘 에샤바리아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반면 본전시에 출품된 북미 작가들의 작품은 수준이 떨어진다고 혹평했다. 르몽드는 또 본전시 외에 70년대 한국과 일본의 추상 작품들을 대비시킨 특별전도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고있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가 세계를 5개 권역으로 나누면서 유럽과 아프리카를 한데 묶고 한국을 아시아에서 빼내 오세아니아와 연계시킨 것 등은 우스꽝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특별전의 성격도 한국.일본 추상 비교전을 제외하면 예술적이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냄새가 풍긴다고 꼬집었다.

비엔날레 소식과 함께 르몽드는 경제 위기 이후 극심한 침체에서 점차 회복되고있는 한국의 화랑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삼성문화재단의 로댕 갤러리에서 전시되고있는 김수자씨의 '보따리' 연작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면서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볼 수 있는 김씨의 비디오 작품을 걸작으로 평가했다.

또 전통 도예지인 전남 영암군 구림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형우.윤석남.육근병.이별 등 현대작가들의 설치전도 전통과 현대성의 성공적인 결합이라고 소개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