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맞교환뒤 특기 살아나 팀 주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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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선수끼리 팀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두 선수 모두 옮긴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윈-윈' 형태.

지난 겨울 조진호와 김기남을 맞바꾼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부천 SK는 서로 '남는 장사' 를 했다고 흐뭇해한다. 두 선수는 15일 경기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조진호(부천)는 결승골을 넣었고 김기남(포항)은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1996년 올림픽대표 출신으로 개인기가 뛰어난 조진호는 지난해 상무 전역 후 포항에 복귀했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공격수의 적극적인 수비 참여와 기동력을 중시하는 박성화 감독의 지휘 스타일에 맞지 않아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부천으로 트레이드된 뒤 '물 만난 고기' 가 됐다. 팀컬러가 아기자기한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데다 조윤환 감독이 조의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수비 부담을 줄여줬기 때문이다.

조는 지난달 29일 친정팀을 상대로 2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주득점원으로 부상했다.

현재 3골로 득점 공동 3위. 짧게 깎은 머리와 몸을 아끼지 않는 파이팅이 트레이드 마크인 김기남은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을용에게 밀려 출장기회가 적었다. 약간은 투박한 경기 스타일도 부천과 맞지 않았다. 결국 93년 데뷔했던 친정 포항으로 트레이드됐다.

박성화 감독은 많이 뛰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김을 신임해 경기에 자주 출장시켰다.

15일 전북전에서 후반 자심과 교체 투입된 김은 전북의 파상공세를 미드필드에서 적절히 차단하면서 후반 38분 왼쪽 돌파로 박태하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박감독은 "김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어 주전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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