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정상회담'에 촉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환영 일색이었다. 남북한 당국의 발표 직전 AP.AFP는 일제히 긴급 뉴스로 전세계에 타전했으며, CNN.BBC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 미국〓일요일 저녁 정상회담 합의 소식을 들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탈리아.호주.필리핀 등 북한과 외교관계 수립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북한측이 남북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해달라" 고 주문해 왔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 나라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북한에 남북관계 진전에 성의를 보일 것을 충고했다면 이런 상황도 회담 성사에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측은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북.미 고위급 회담과 핵.미사일 회담 등 북.미간 현안에도 긍정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분석했다.

◇ 중국〓중국의 공식 반응은 10일 오후 늦게야 나왔다. 그러나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오전 9시10분(한국시간 10시10분)평양발로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보도한 뒤 8분 뒤 다시 서울발로 남북 정상회담을 전하는 기민성을 보였다.

이는 지난달 5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했을 당시 2시간 늦게 보도한 것에 비춰볼 때 상당히 빠른 것이다. 이같은 빠른 보도는 중국의 깊은 관심을 시사하는 것이며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관련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 일본〓일본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북.일 수교 협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은 환영 담화문에서 "남북 정상회담 발표는 남북대화를 향한 양 당국간 의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회담이 실현되면 사상 처음있는 일로 획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고 평가했다.

내각 대변인인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대북 수교회담에 매우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도쿄〓김진.유상철.오영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