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업] 다다실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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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스포츠 모자(캡)로 세계 시장을 석권(시장점유율 40%)한 회사가 있다.

다다실업(회장 朴富逸.57)이 그 주인공으로 미식축구 및 프로농구.프로야구.아이스하키 리그 등 미국 4대 스포츠 리그 전 팀에 모자를 공급하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리복.베네통.캘빈클라인.캘러웨이.윌슨 등의 세계적인 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한다.

박부일 회장은 1976년 서울 신림동 조그만 임대공장에서 미싱 12대로 시작했다. 朴회장은 처음부터 내수보다 수출 쪽에 관심을 갖고 외국 회사의 주문을 받아 모자를 만들었다.

다다는 89년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도약했다.

섬유 쿼터에 묶여 국내에선 후발 주자로서 수출할 수 있는 모자의 양이 너무 적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해외에 공장을 차렸다.

때마침 그 이듬해인 90년 미국의 모자 패션이 크게 바뀌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내 스포츠 리그 협회는 디자인을 5배 이상 다양하게 해달라고 주문했으며, 이를 따라가지 못한 국내외 선발 업체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

朴회장은 생산설비를 전산화하면서 91.93년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세워 미국측의 주문에 맞췄다.

3개 해외 공장의 품질을 균일화하기 위해 '매뉴얼 경영' 방식을 도입했다.

작업 과정에서의 동작 하나에서부터 제품 검사까지 전 생산 공정에 걸쳐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하게 지키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다다의 모자는 세계 어디에서 만들어도 품질이 한결같이 최고라는 인정을 받았다.

다다는 국내에 공장이 없다. 서울 역삼동 본사에선 연구개발과 마케팅.샘플 제작만 한다.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1만2천여명의 종업원이 한해 5천만개의 모자를 만들어 전량 수출한다.

현재 인형을 주로 만들고 있는 중국 공장에서도 다음달부터 모자를 생산한다.

따라서 정작 국내에서는 다다 모자를 찾기 힘들다. 베네통 등 일부 고급 외국 브랜드 매장에 가야 '수입품' 인 다다 제품을 살 수 있다.

朴회장은 전남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기좌도 출신. 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한 뒤 무역회사에서 4년여의 실무 경험을 쌓은 뒤 31살의 나이에 다다를 창업했다.

朴회장은 "수출만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며 "당시 형편상 소규모로 시작하기에는 모자가 적격이라고 여겨 창업해 오늘에 이르렀다" 고 회고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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