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연극 원형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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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1930년대 일반 서민을 울고 웃겼던 연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임선규 작.김정택 연출)가 옛 모습 그대로 재현된다.

극단 창작마을이 원로 배우 고설봉옹의 미수(88세)를 기념해 지난 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명동창고극장 무대에 올리게 됐다.

'사랑에…' 는 1935년에 세워진 서울 동양극장(현재 문화일보 자리)에서 초연된 이후 해방 전까지 무려 14번의 재공연이 이뤄졌던 작품.

작가 임선규가 6.25 때 월북해 해방 후에 공연 자체가 어려워지자 일부 악극단에서 줄거리만 따와 신파극으로도 유행시켰다.

일반인에겐 '홍도야 울지마라' 란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에 '사랑에…' 에 직접 출연했던 고옹의 철저한 고증을 받아 원작의 모습을 되살렸다. 고옹이 간직하고 있던 원작 대본도 그대로 사용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오빠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기생이 된 홍도가 오빠의 친구인 부잣집 아들 영호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나, 시집 식구의 모략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된다는 내용이다.

고옹은 "후세에 작품 구성.내용 등이 변질돼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극으로 오해받았다" 며 "원작은 우리의 언어.화술 등을 훌륭하게 담은 사실주의 대중극에 가깝다" 고 말했다.

신파 하면 연상되는 변사도 없었다는 것. 다만 "이번 무대가 옛날보다 협소하고 연기자도 신인급이라 옛 분위기가 얼마나 살아날지는 미지수"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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