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유로본드 5억달러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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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산업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유럽 금융시장에서 5억달러어치의 유로화 표시채권(유로본드)을 발행한다.

이 채권은 담보제공 없이 산업은행의 신용만으로 발행되는 것이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미국 금융시장에 편중된 외화자금 조달창구를 다변화하고 한국의 국제신인도를 확인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며 "이근영(李瑾榮)총재가 31일(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서 조인식을 갖는다" 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자금조달은 국가신용 수준 확인에 더욱 높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발행금리는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금리보다 낮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이 될 것" 이라며 "5억달러를 들여오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고금리 외화부채를 갚고 기업들의 수출입 자금을 지원하는 데 주로 사용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발생 이후 자산관리공사(옛 성업공사)등 일부 기업이 유럽에서 보유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채?ABS)을 판매한 일은 있었지만 순수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은 유로본드의 까다로운 발행조건을 피해 주로 미국과 일본시장에서 외자를 조달해다 썼다.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즈은행이 공동 주간사를 맡은 산은(産銀)의 유로본드는 만기가 5년 이하며, 발행금리는 런던 국제금융시장의 은행간 금리인 리보금리에 외평채 유통금리 이하의 가산금리를 덧붙이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현재 2008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가 연 1.8%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만기가 더욱 짧은 산업은행 유로본드의 가산금리는 1.5%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산은 관계자가 밝혔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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