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마크] 주한 외국기업 직원들 '스트레스 해소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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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직장인들에게 쌓이는 스트레스는 만국 공통의 '직업병'.

주한 외국기업들이 임직원들의 스트레스와 불만을 풀어주는 묘책을 잇따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P&G는 지난해 1월부터 매달 두 차례 'GM 포럼' 이라는 사내 미팅을 하고 있다.

팀별로 돌아가며 최고 경영진과 직원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애로 사항과 문제점을 털어놓고 시정을 요청하는 자리다.

지하철역에서 본사까지 다니는 셔틀버스의 운행 시간 조절 같은 하찮은 일부터 각부서 현안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든 거론할 수 있다.

포럼에서 제기된 애로 사항들은 회사측이 즉시 시정하거나 개선 여부를 알려 준다. 일종의 '사내 신문고' 인 셈이다.

미국계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 회사인 PSINET은 매달 1일 1백60여 명의 전직원이 일과를 마친 뒤 오후 5시쯤 5층 대회의장에 모여 '파티' 를 연다.

이 자리는 임직원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것. 회사 측은 떡.과일 등 음식을 준비해 놓고 그 달에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을 맞은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축하해준다.

이 회사는 또 매주 둘째.넷째 주 금요일 오후 회사 주변의 호프집을 빌려 친목 시간을 갖는 '호프데이' 도 연다.

이 날은 임직원들이 가족.친구 등을 데리고 참석해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마케팅 팀 김미리씨는 "호프데이에는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고, 바빠서 만나지 못한 친구나 소홀했던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고 말했다.

야후 코리아는 강남 사옥 1층의 접견실 겸 회의실에 DDR 2대를 마련해 전 직원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 98년 인터그루사와 합작한 OB맥주는 회사 내에 술을 마실 수 있는 휴게실을 마련했다.

이 휴게실은 합작 이후 외국인 임원들의 제안으로 마련한 것.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 바에서는 직원들이 근무시간에도 공짜로 맥주 등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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