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괴질' 동요말아야…"구제역 판명나도 인체엔 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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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의사(疑似)구제역(口蹄疫)' 파문으로 소.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고 고기 먹기를 기피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정밀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이 병이 인체에는 무해한 질병이라는 점에서 너무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구제역' 이 맞나〓전문가들은 파주의 소 괴질이 증상은 구제역과 비슷하지만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민감한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종검사 결과는 주말이나 주초께 나올 전망이다. 수의사들은 가축들의 입과 발굽 등에 수포가 생기는 질환은 수포성 내구염과 구제역 두 가지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제역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의견이다.

구제역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되는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괴질이 발생했던 파주목장의 소 15마리 외에는 다른 가축으로 전이된 조짐이 없다. 이에 따라 우려했던 대규모 전염사태는 피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97년 대만의 경우 초기대응에 실패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바람에 4백만마리의 돼지가 폐사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 검역당국의 초기 대응은 비교적 신속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이 길어도 2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다음달초까지 추가 발병이 없을 경우 1차 고비는 넘겼다는 것이 농림부의 판단이다.

◇ 인체에는 해롭지 않나〓김옥경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구제역이 사람에게는 무해한 질병이기 때문에 설사 이 병에 걸린 소.돼지고기를 먹더라도 괜찮다" 고 밝혔다. 사람이 가축으로부터 옮을 수 있는 인수(人獸)공통질병인 광우병.결핵.탄저병 등과는 달리 구제역은 사람에겐 아무런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사람 세포에 구제역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실험을 몇차례 한 연구결과 확인된 사실이다.

이질처럼 사람에게만 나타나고 가축에겐 아무런 영향을 미치는 않는 질병도 있다.

구제역도 발굽이 하나인 말에는 나타나지 않고 발굽이 2개 달린 동물인 소.돼지.염소.사슴 등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6도면 1분 이내에 죽기 때문에 고기를 삶거나 구워먹으면 이상이 없다" 며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 고 설명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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