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텃밭서 … 반대파 직접 설득 … MB 공격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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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하반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변화는 22일 광주광역시 영산강 둔치에서 열린 ‘4대 강 살리기 희망선포식’ 참석 때부터 감지됐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운 광주를 찾아 “4대 강 중 영산강을 제일 먼저 살려야겠다는 꿈이 이뤄지게 됐다”고 했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박광태 광주시장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행사에 동참한 이후 민주당은 심각한 내부 분열에 시달리기도 했다. 민주당의 텃밭이면서도 4대 강 살리기 환영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을 청와대 홍보라인이 낚아채 기획한 행사였다.

27일 ‘대통령과의 대화’ 행사도 비슷했다. 일부 참모는 당초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등으로 관계가 껄끄러운 MBC가 토론을 주관하는 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방송사 선택을 우리 시각으로 재단하는 것 자체가 소통을 막는 일”이라고 논란을 정리했다. 여기엔 ‘꺼내기 어렵고 하기 힘든 말일수록 MBC에서 밝히는 게 더 효과적’이란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적 부담이나 말실수 가능성이 작은 대국민담화를 제쳐두고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생방송 토론을 선택한 것도 변화”라고 꼽았다. 당초 청와대에선 대국민담화를 하자는 여론이 더 컸지만,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설명해야 더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다는 반론이 등장해 상황이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는 세종시 수정 반대론자인 연기군수의 TV출연에 대해 “반대입장도 듣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4대 강 사업과 관련, 수질감시용 물고기 로봇 동영상이 등장한 것에 대해선 “숨겨놓았던 비장의 카드”라고 했다.

◆MB “철도파업 대비 소홀했다”=이 대통령은 과천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철도파업에 대해 “화물운송에 극심한 차질이 빚어져 걱정이 많다.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파업이 예견됐던 상황인데 대비가 너무 소홀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승객 불편에 대한 대비 못지않게 화물운송에 대한 대비책도 철저하게 세워놓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는 얘기였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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